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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틀비틀 프라하]프라하성과 근위병 교대식, 놓칠 수 없어!
    분양매물/기타 2010. 11. 24. 23:46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에 적극 동의하는 바이지만,
     그래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여행만큼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내 인생의 2막이 오르기 전에
     AS MANY AS POSSIBLE!! 다녀와야 하지 않나 싶다.
     
     특히나,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에 등장하는 미술관 앞에서의 작가님과 사모님, 그리고 유모차에 탄 아가 사진이라던지
     '론니 플래닛 스토리'의 토니, 모린 휠러 부부가 애 둘을 데리고 히말라야 트래킹을 한 사진을 보면
     (심지어 한 아가는 완전 애기라 모린의 포대기에 쌓여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 엄마들도 가능해!' 
     하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근데 히말라야, 이건 좀 심하다.' 
     라며 아가와 동남아 수영장에서 물장구 치고 있는 몇년 후 내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치 긴급 프로젝트를 수행하듯,  황급히 여행을 계획하였고...
      
     어느새  프라하 성 정문앞에 서 있는 나.


    이렇게 평온한 미소를 띄고 있는 것은 프라하에서의 첫 코스! 근위병 교대식을 무사히 본 직후이기 때문이다.

    마치 몇 년간 이 동네 살았던 양, 여유로운 여행을 컨셉으로
    '흠, 프라하 성쪽으로 천천히 올라가서 시내 전경 한 번 감상해 주고, 근위병 선수교대로 오늘 오전은 마무리!'
    하려 하였지만,
     
    당췌, 어디가 어딘지...
    프라하는 도보 여행도 가능하다고 인터넷 광클 중 얼핏 봤던 것 같은데
    그건 기본적인 방향감각과 철저한 사전 준비 또는 지도를 정확히 꽤뚫어보는 능력 중 
    최소한 하나는 갖춘 사람에 한한 말이었다. 
    발가는 데로 따라가다, 단체 관광객 깃발을 따라가다, 왠지...이쪽?? 하는 전혀 근거없는 본능적 느낌(항상 틀림)으로 한참을 다녔다.

    이거 완전, 책 제목, 그...'프라하, 황금소로에서 길을 잃다.' 였나? 여튼, 이 낭만적인 제목과는 살짝 다른,
    '프라하 첫날부터 길 완전 헤매다.'  의 주인공인 격이라고나 할까.


    으악! 근위병 교대식 시작 10분 전!! (근위병 교대식은 12시 정각)
    이걸 꼭 봐야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였다.
    첫째는,  런던에서 버킹엄궁 근위병 교대식을 못봤다. (해필 휴무. 쿨쩍!)
    둘째는,  여행 첫날부터 꼬이는게 싫었다. (그것도 아침부터!)
    지금 생각해보니 그닥 와닿는 이유들은 아니지만 그 당시는 안 보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절박했다.

    결국,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고 물어보는 데 성공하였지만,
    이제 막 내려온 까마득한 계단을 다시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에 털썩 주저않고 싶었다. OTL 
    그리고 실제로도 대롱대롱 매달려 올라갔던 기억이다.

    왕복 2번만 하면 한끼 칼로리는 충분히 소모될 것 같습니다.

    근위병 교대식은 소박했다.
    절도있는 군인 아저씨들의 걸음걸이를 보는 걸로 끝?

                                    찍는 내내 아저씨들의 BALD스타일 머리들이 걸렸지만, 도무지 각이 나오질 않았네요.

    그래도 여기서 느낀 게 있다. 
    이 아저씨들 너무 불쌍해...
    정문 앞 양옆에 놓인 지붕 앞에 꼼짝 않고 서 있는 근위병 2명이 있는데
    여행자들의 단골 사진 배경감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국회의사당 헌병처럼 표정 변화 없이 눈만 껌뻑이며 올곧게 서있는데
    그 주변에는 끊임없이 전 세계에서 몰려온 여행자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대기중이다.
    거의 달인감이었다.
    여의도 헌병 아저씨들도 저렇게 시달리고 있을까? 그래도 저정도는 아니겠지...
    안타까운 마음에 발길을 돌아서려 했으나...
    이미 아저씨 옆에서서 거수 경례까지하며 사진을 찍고야 말았다.
    내가 여길 언제 다시 오겠누 하는 여행자의 본능적인 반응이랄까.
    (괜시리 미안한 마음에 급히 셔터를 눌러 구도와 사진 상태는 좋지 않음.)

      여기서 잠깐, 생각나는 스토리로 넘어가 볼까 한다.

      유럽 항공권 구매시 러시아 항공은 비추! 뭔가에 홀린 것처럼 여행 준비를 시작하며 인터넷 광클 중,
      너무 좋은 가격의 항공권을 발견하여 전광석화와 같이 빠른 손놀림으로 항공권 구매에 성공하였다.
      그나저나 이거 왜이렇게 싼거야?
      라는 생각이 든 것은 그로부터 몇일 후의 일이었고 또다시 인터넷 광클에 들어간 결과,
      1. 비행기가 오래됐다. - 됐어, 프라하에 내려주기만 하면 돼.
      2. 불친절하다. - 됐어, 절친할 것도 아니구.
      3. 모니터가 없다. - 캑! ... 잠이나 자자.
      4. 짐 도둑이 많다. - 뭐시라?? 
      5. 짐이 늦게 올때가 많다. - 뭬야??

     4,5번은 너무 심한 치명타였고,
     그 후 밤에 잠들기 전에 한 번씩 '유럽 도착 후 짐가방이 통째로 없어진 상황극'을 혼자 연출해 보곤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전에서는 5번에 당첨되고 말았다.
     바로 다음 날 호텔로 붙여준다고는 하지만, 
     '혹, 수송 과정에 문제가 생겨 시일이 더 걸리면 어떡하지. 난 며칠 뒤엔 이 나라에 없다구!!'
     라며 조금은 오바된 걱정까지 덧붙여 했던 걸 생각하면 역시
     '싼 게 비지떡'이라는 유명한 옛말이 하나 틀린 게 없다는 생각이다.
     
     여행 첫날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호텔로 들어서며 난 정말 환희에 찼다.
     "Excuse me, that's my lugg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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